만약에 내가 믿는 신 같은 존재가 있고 그 신이 어떤 모양을 가졌다면, 커다란 손 모양이었으면 좋겠다. 유별난 나의 모양새에 꼭 맞는 크고 푹신한, 뭐든지 해낼 수 있을 만한 손 .
요즘에 느끼는 건 커다랗고 푹신한 곳이 아니어도 내가 바라는, 정확한 그 사람에게서가 아니어도. "내가 너를 지켜주고 있어" 라고 속삭여주지 않아도 잘 집중해 보면 그 커다란 손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그 손이 아마도 내가 스스로 아프게 땅에 부딪히려 하기 전에 나를 붙잡아 줄 것 같은 막연한 믿음, 그런 느낌을 발견했다.
사람들이 지구끝까지 전하려고 애쓰는, 예전에 내가 울부짖으면서까지 기도하며 찾았던 그런 모양의 신이 아니라.
늘 두려워하던 순간, 정말 아무 보호막이 없을 때가 오더라도 내가 "커다란 손"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.